이억원 신임 금융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생산적 금융을 비롯해 미래를 여는 ‘금융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권에 팽배한 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규제와 감독 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조직 개편을 앞두고 거센 내부 반발에 부딪힌 만큼 ‘마지막 금융위원장’으로서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첨단산업 맞춤 지원이 위원장은 15일 취임사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는 금융의 과감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며 금융 대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 등 세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금융은 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방식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쏠림과 가계부채 누적을 초래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내하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견인할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을 중개할 수 있도록 바꿔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전략산업 생태계에 전례 없는 대규모 맞춤형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생산적 금융을 안착시키기 위한 정책 변화도 예고했다. 금융회사의 과도한 안정 지향과 부동산 쏠림을 유발하는 건전성 규제, 검사·감독 제도 등을 바꾸는 게 골자다. 이 위원장은 “조만간 금융권, 산업계 등 금융 수요자, 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해 생산적 금융의 세부 과제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취임 후 첫 행보로 연 8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간담회에서는 소비자 중심 금융을 주문했다. 지주 회장들은 전담 조직 신설, 소액 신용대출 상품 출시 등을 통해 서민·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화답했다. ◇조직 개편 반발 직원 다독여이 위원장은 금융위 해체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으로 인한 혼란을 추스르는 데도 공을 들였다. 취임식에선 별도로 준비한 편지로 직원들을 다독였다. 그는 “우리 조직이 마주한 현실은 설렘과 미래만 이야기하기에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갑작스러운 조직 개편 소식으로 인해 여러분이 느끼는 혼란과 두려움을 걱정하는 마음과 그 무게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공직자로서 국가적으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그 정해진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도 우리의 책무이자 의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융당국 안팎에선 조직 개편을 놓고 여전히 반발이 거세다. 이날 신임 금융위원장 취임식에 금융위 사무관 다수가 불참하며 불만을 드러낸 게 대표적이다.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쪼개지는 금융감독원 노조가 꾸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에게 금소원 신설 및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전했다.
박재원/신연수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