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이전 외로움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노년기 치매 위험이 4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수도의과대학 궈슈화 박사팀은 지난 12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을 통해 노년층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17세 이전 경험한 외로움과 노년기 치매 및 인지 저하 위험 간 관계를 추적 조사해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외로움이 성인기 외로움 여부와 관계없이 중·노년기 인지 저하 및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면서 "어린 시절 외로움을 줄이는 조기 개입이 평생의 인지 건강 증진과 치매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기 외로움은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린 시절 외로움이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중국 건강 및 은퇴 종단 조사(CHARLS) 참가자 1만3592명(평균 나이 58.3세)을 대상으로 17세 이전 외로움 경험 여부와 중·노년기 인지 저하 및 치매 위험 간 관계를 최대 7년간 추적 조사했다.
조사에서 17세 이전 '자주 외롭다고 느꼈다'와 '가까운 친구가 없었다'고 답한 565명(4.2%)은 '외로움' 그룹으로, 두 가지 중 하나에만 해당하는 6525명(48.0%)은 '외로움 가능' 그룹으로 각각 분류됐다.
분석 결과 외로움 그룹은 외로움을 경험하지 않은 그룹보다 중·노년기 치매에 걸릴 위험이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로움 그룹과 외로움 가능 그룹은 중·노년기에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가 외로움을 겪지 않은 그룹보다 매년 0.02~0.03 SD(표준편차)만큼 빨라져 유의미하게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 외로움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사회적 접촉 기회 확대, 학교·지역사회 지원 환경 조성, 청소년 외로움에 대한 정신건강 서비스 등이 효과적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