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그룹이 미래 성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주력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차세대 동박적층판(CCL) 소재인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를 앞세워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한다. m-PPO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사양 인쇄회로기판(PCB)에 적용되는 고성능 절연 소재다. 회사는 총 340억원을 투자해 경북 김천2공장 내 생산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목표 완공 시점은 내년 2분기께다.
기존 섬유 부문은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중 중국 내 매장을 225개로 확대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90% 늘어난 만큼 해외투자를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인 이토추 상사와 유통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일본 진출도 앞두고 있다. 코오롱FnC가 국내 판권을 가진 미국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경우 지난해 11월 중국과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지포어 본사가 중국과 일본 판권을 가진 업체와의 계약을 끝내고 코오롱을 택한 것이다. 또 다른 골프 브랜드인 ‘왁’은 글로벌 파트너사와 유통 채널을 확보해 오프라인 매장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모빌리티 사업도 확대한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의 인적 분할을 통해 세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대표적이다. 코오롱은 이를 통해 BMW, 볼보, 아우디 등 수입차 브랜드별로 6개 자회사 체제를 구축했다. 수입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인 ‘702 코오롱 인증중고차’를 최근 개설해 기업형 중고차 사업으로도 진출했다.
미래형 운송 수단을 겨냥한 첨단소재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축적한 화학소재 부문 기술력과 모빌리티 사업을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그룹은 지난해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항공·방산 소재 사업을 한데 묶어 신설법인인 코오롱스페이스웍스에 몰아줬다. 지난해 출범한 직후 현대자동차·기아와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현대차·기아에 수소저장 용기, 배터리 커버용 소재를 개발해 납품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전기·수소차뿐 아니라 방산·우주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도 그룹의 주요 미래 먹거리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인 ‘TG-C’의 미국 식품의약청(FDA) 임상 3상 투약을 마무리했다. 2006년 임상 1상에 착수한 뒤 18년 만이다.
임상 3상은 신약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시험이다. FDA는 향후 2년간 TG-C를 투약한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관찰을 진행한 뒤 상용화 여부를 결정한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