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에서만 3000억 긁었다…법카 어디에 썼나 봤더니

입력 2025-09-14 14:35
수정 2025-09-14 15:35

지난해 유흥업소에서 결제된 법인카드 사용액이 600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룸살롱 지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단란주점, 요정 등에서도 상당한 금액이 사용됐다.

14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접대비 신고금액(잠정)은 총 16조2054억 원으로 전년(15조3246억 원) 대비 5.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유흥업소 결제액은 59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244억 원)보다 4.5% 줄었지만 여전히 6000억 원에 근접했다.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액은 2020년 4398억 원에서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1년 2120억 원으로 급감했다가 2022년 5638억 원, 2023년 6244억 원으로 다시 늘었다. 최근 5년간 누적 결제액은 2조4362억 원에 달한다.

세부 항목을 보면 지난해 룸살롱에서 사용된 금액이 3281억 원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이어 단란주점 1256억 원, 요정 723억 원, 극장식 식당 534억 원, 나이트클럽 168억 원 순이었다.

한편 지난해 전체 법인세 접대비 신고금액 16조2054억 원 중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된 손금 인정액은 11조1354억 원이었다. 나머지 5조701억 원은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은 '세법상 부인액'으로 분류됐다.

김영진 의원은 "과세 당국은 유흥업소에서 사용한 업무 추진비에 대해서는 공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 역시 불필요한 업무 추진비를 줄이고 연구개발(R&D)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골프장 법인카드 사용액은 2조585억 원으로 전년(1조8712억 원)보다 10% 증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