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원인 언급 말라"…타이레놀 회사, 주가 폭락에 '초비상'

입력 2025-09-14 13:54
수정 2025-09-14 14:06

미국 보건복지부(HHS)가 임산부의 타이레놀 복용과 태아 자폐증의 연관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커지자,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의 임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켄뷰의 커크 페리 임시 CEO는 최근 로버트 케네디 HHS 장관과 비공개로 만나 타이레놀을 자폐증 발병 원인으로 거론하지 말아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타이레놀은 존슨앤드존슨(J&J)에서 분사한 켄뷰가 제조하는 대표 일반의약품으로, 두통·치통·근육통·발열 등에 널리 쓰이며 임산부도 흔히 복용하는 약이다. 하지만 의학계 일각에서는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 자폐증 발병과 잠재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제기돼 왔다.

앞서 5일 케네디 장관이 관련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켄뷰 주가는 장중 9.35% 급락했다. 이후 회사 측은 FDA와 주요 의료기관이 아세트아미노펜의 안전성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켄뷰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계속해서 믿고 있다"며 "전 세계 보건 규제기관, 독립적인 공중보건 기관, 의료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파장이 번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보건복지부 보고서가 발표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국내 약사는 "임산부는 타이레놀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 약사와 상의하게 돼 있다"면서 "대체로 안전하다는 연구가 주를 이루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규제당국의 발표를 봐야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