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발로 '트럼프 측근' 암살…"제보하면 1억" FBI '초강수'

입력 2025-09-12 06:26
수정 2025-09-12 08: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우익 활동가인 찰리 커크가 총격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사진을 공개하고 억대 보상금을 걸었다.

FBI 솔트레이크 지부는 11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검은색 긴소매 티셔츠에 모자, 선글라스를 착용한 남성의 사진 두 장을 게재하며 신원 확인에 도움이 될 정보를 당부했다. 유용한 제보에는 최대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수사 당국은 사건 직후 유타밸리대학 인근 숲속에서 수건에 감싸진 소총을 발견했다. 이 총기에서는 약실에 탄피가 남아 있었고, 탄창에는 세 발의 실탄이 장전돼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해당 총기와 탄약을 분석해 범인의 신원과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당국은 총격범이 커크가 앉아 있던 야외 행사장 맞은편 건물 지붕에서 단 한 발을 발사한 뒤, 곧바로 지붕에서 뛰어내려 주택가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 메이슨 유타주 공공안전국장은 "용의자는 대학생 또래로 보이며 사건 당일 다른 학생들과 뒤섞여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급진 좌파가 수년간 찰리와 같은 애국자들을 나치와 학살자들에 비유해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용의자 검거가 지연되면서 사건 발생 하루가 지난 시점까지도 범행 동기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사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압수된 총기 탄약에서 트랜스젠더·반(反)파시스트 성향을 드러내는 문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우익 단체 '터닝포인트 USA'를 창립·이끌어온 커크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과정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추서하겠다고 밝혔으며, JD 밴스 부통령은 솔트레이크시티를 방문해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밴스 부통령은 엑스에 올린 추모 글에서 "행정부 성공의 많은 부분이 찰리의 조직력에서 비롯됐다"며 "그는 단순히 2024년 승리를 이끈 것이 아니라 2기 행정부의 인적 구성을 도왔다"고 회고했다.

커크는 슬하에 3세 딸과 1세 아들을 두고 있으며, 부인 에리카 커크는 2012년 미스 애리조나 출신으로 대학 농구 리그(NCAA) 선수로 활약한 이력이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