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테슬라를 만든 일론 머스크, 아마존을 일군 제프 베조스의 스토리에 열광하지만 한국 창업자들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우리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각광받는 지금, 한국의 대단한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알릴 겁니다.”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 기술, 음식 등 ‘K컬처’를 전면에 내건 ‘꿈(KOOM) 페스티벌’이 오는 10월 16~18일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이 행사를 기획한 정세주 눔(Noom)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한국 창업자와 미국 투자사를 연결해주던 연례 스타트업 포럼을 한국 문화와 엮어 축제 형식으로 재탄생시켰다. 기업인과 투자자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즐기는 10~30대 일반 뉴요커들에게 한국 제품과 창업 스토리를 알려야 진짜 시장이 열린다는 생각에서다.
정 의장은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회사가 일정 수준을 넘어 오랫동안 성장하고 소비자에게 사랑 받으려면 철학과 스토리텔링도 제품력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겸손이 미덕’이다 보니 위대한 창업자들의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꿈 페스티벌이 그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 의장은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부터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까지 붙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웹툰'이란 신조어를 세계에 정착시킨 김준구 네이버웹툰 창업자, 배달의민족에 이어 그란데클립을 새로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아기상어 신드롬'의 이승규 더핑크퐁컴퍼니 창업자 등 한국의 내로라 하는 기업인들을 연사로 초청했다. 한국 기업과 문화를 주목하고 있는 미국 내 매체들의 관심도 높다고 한다.
정 의장은 "미국에 와 창업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과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신뢰가 높았던 때가 없다"면서 "중국이나 이스라엘이 갖지 못한 매력과 신뢰라는 소프트파워가 한국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장품, 음식, 음악,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면 소구력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했다.
뉴욕 브루클린 네이비야드에서 열릴 꿈 페스티벌엔 사흘 간 1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여개의 부스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다양한 제품·서비스를 체험하고 한국 음식, 전통주를 맛볼 수 있다. 한국 인기 토크쇼 '유퀴즈온더블록'을 연상시키는 무대에서 기업인 대담과 강연을 듣고, 유명 K팝 가수 공연도 볼 수 있다.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뉴요커들의 관심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다.
정 의장은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뉴욕에서 인정받으면 파급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 "한국 스타트업, 그리고 한국 문화를 소재로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매년 10월 이곳에 와 세계 무대에 데뷔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는 게 꿈페스티벌의 목표"라고 했다.
정 의장은 한국계 스타트업 최초로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 등극을 노리는 헬스케어 플랫폼 눔의 창업자다. 2005년 단 500만원을 들고 뉴욕에 건너와 2008년 눔을 창업했다.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건강 관리 서비스로 뉴욕 내 비상장 헬스케어 플랫폼 가운데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2021년 시리즈 F 투자 유치 당시 37억 달러(약 5조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뉴욕=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