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투톱' 충돌 여진…김병기, 정청래 식사제안도 거절

입력 2025-09-12 17:31
수정 2025-09-13 00:58

여당 ‘투톱’의 충돌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3대 특검법(내란, 김건희, 순직해병) 수정안 합의의 책임 소재를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 12일에도 냉랭한 분위기는 계속됐다. 법안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을 정면 반박하는 일도 있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과의 차이보다 크겠느냐, 우리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이자 동지”라며 갈등을 봉합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발언한 김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날 회의 내내 정면을 응시하는 등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정 대표 측이 전날 저녁 별도 만남을 제안했지만 김 원내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잇달아 쏟아냈다. 김 원내대표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합의하기 전 대표 및 법사위와 논의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이를 반박한 것이다. 법사위 위원장인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SNS에 “법사위 사전 보고 동의 논란은 유감”이라며 “법사위는 당일(10일) 저녁 7시40분까지 각종 법안에 관해 격론이 오가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 원내 합의에 신경 쓸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썼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 역시 수정 가결안을 “후퇴한 법”이라고 표현했다.

여당의 내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애초에 김 원내대표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항도 아니었다”며 “전날 아침부터 사태 수습에 최대한 노력했음에도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말과 SNS를 쏟아낸 것에 대해 섭섭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