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주가 100만 원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황제주’ 대열에 재진입했다. 실적보다 오너 리스크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14% 오른 104만 40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개장 한 시간 만에 주가는 100만 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황제주’ 지위를 회복한 것이다.
황제주는 통상 주당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 초고가 종목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증시에선 ▲삼성바이로직스 ▲삼양식품 ▲효성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고려아연 등 총 5개 종목이 황제주 반열에 올라 있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근 1년새 약 85% 뛰었다. 본업인 비금속 제련 부문의 실적 회복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주가를 자극한 핵심 요인은 경영권 분쟁 이슈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고여아연은 올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황제주에 잠시 올라섰다가 이후 조정을 받았다.
반면 최근 황제주에 오른 다른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수출 호조나 실적 개선에 기반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5월, 효성중공업은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9월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으며 이들 기업은 모두 뚜렷한 펀더멘털 개선이 확인된 테이스다.
고려아연의 경우 펀더멘털과는 다소 동떨어진 ‘이슈 프리미엄’이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실적에서도 역대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며 높은 성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7조6582억원을 올리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300억원을 보이며 전년동기 대비 16.9% 성장한 모습을 나타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