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또 하나의 지역 숙원 사업을 해결했다. 30년 넘게 이어져온 제기동 깡통시장 일대 보행환경 개선 사업의 첫 단계를 마무리하고 주민들에게 11일 공개했다.
1980년대 형성된 제기동 깡통시장 일대는 청과물시장 뒤에서 정화여중·고 앞까지 약 500m 구간에 식료품·잡화 도매점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시중가보다 30~40% 저렴해 전국에서 대량 구매객이 몰리지만, 밀집한 상점들이 인도와 노상 주차장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상품을 적치해 시민 불편과 보행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동안 구는 단속을 이어왔으나 실질적 개선 효과는 미비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11월 상인 간담회를 열어 정비계획을 설명했고, 상인들은 정비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생계와 영업권 침해를 이유로 반발하기도 했다.
구는 정화여중·고 인근 동쪽 구간 11개 상가를 대상으로 위법 시설물 철거와 통학로·보도 정비를 마쳤다. 지난 8일 현장보고회에서 주민들과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김희경 정화고 교장은 “28년 교직 생활 동안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안전한 통학로가 마련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구는 현재 서쪽 홍파초 방향 33개 상가 정비에 착수했으며, 마지막으로 ‘제2의 청량꿈숲 가로정원’을 조성해 주민 친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 전체 사업은 2026년 상반기 완료가 목표다.
이 구청장은 제기동 정비 외에도 구민 숙원을 잇달아 풀어왔다. 50년 넘게 방치된 노점 문제를 ‘거리가게 실명제’와 ‘도로법 특사경’ 제도를 통해 정비했고, 전농동 학교 부지를 확보해 서울시립도서관 건립을 이끌었다. 서울의 마지막 연탄공장도 매입·철거해 복합체육문화공간으로 개발하고 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