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여행객 반토막 났는데 노선 증편…대한항공 산하 LCC '울며 겨자먹기'

입력 2025-09-11 17:21
수정 2025-09-22 16:50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대한항공 산하의 저비용항공사(LCC)가 여행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괌 노선을 증편해 관심이 쏠린다. 이런 행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대가로 항공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다음달 26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7회 일정으로 3년 만에 재개한다. 에어부산도 부산~괌 노선을 오는 11월부터 매일 2회 운항하기로 했는데, 역시 3년 만에 노선을 재개한 것이다. 앞서 진에어는 인천~괌 노선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주 7회에서 21회로 늘렸다.

대한항공 계열 LCC의 노선 증편과 달리 다른 LCC는 해당 노선을 줄이거나 없애고 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26일부터 인천~괌 노선 운항을 13년 만에 중단하고, 티웨이항공도 같은 달 2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인천~괌 노선 운항을 멈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달러값이 비싸지며 미국령인 괌 여행이 시들해졌다”며 “손님이 없으니 비행기를 줄이는 게 합리적인 판단 같다”고 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인천~괌 노선 여객 수는 51만7016명으로 전년 동기(57만7713명)보다 10.5%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8월(100만6866명)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를 충족하기 위해 괌 노선을 확대한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하면서 괌 노선을 포함해 점유율이 높은 40개 노선에 ‘2019년 대비 공급석 90% 유지’ 시정 조치를 내렸고, 최근 이행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은 지난 10일 “대한항공이 공정위 시정 조치에 맞추기 위해 코로나19 기간에 20% 줄어든 조종사 인력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운항 수요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