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롯데百 분당점 매각 철회하고 직접 리모델링

입력 2025-09-11 15:24
이 기사는 09월 11일 15: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담보대출 만기를 앞두고 매물로 내놓은 롯데백화점 분당점의 매각 계획을 철회하고 직접 리모델링 공사에 나선다. 오피스로 컨버전 된 새 건물에는 리모델링 오피스 자산에만 부여하는 자체 브랜드 '타임워크'를 내걸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롯데백화점 분당점 입찰에 참여한 이지스엑스자산운용, 캐피탈랜드투자운용, 브라이튼자산운용에 매각 철회 방침을 통보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7월 말 입찰에 참여한 이들 운용사를 대상으로 인터뷰까지 진행했으나, 자금 조달 문제 및 기존 롯데백화점 명도 문제 등으로 원활한 딜 클로징이 어렵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자산을 인수할 당시부터 오피스 컨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5월 건물 리모델링을 위한 인허가도 마친 상태다. 당초 자산 매각과 함께 새로운 인수자가 리모델링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매각이 불발되면서 이지스자산운용과 공동소유자인 우미건설이 직접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담보대출을 연장하는 한편 리모델링을 위한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 준공이 목표다. 새 건물 명칭은 리모델링을 거친 오피스 건물에 부여하는 '타임워크' 브랜드를 적용해 '타임워크 분당'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 중구 명동의 옛 SK명동빌딩도 리모델링을 거쳐 복합상업시설 '타임워크 명동'으로 재탄생했다. 최근 백화점이 폐점한 현대백화점 신도림 디큐브시티점 역시 오피스 컨버전을 통해 '타임워크 웨스트'(가칭)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건물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 전략으로 롯데백화점 분당점을 분당권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자산으로 탈바꿈시켜 재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오피스 리모델링 시 인근 경쟁자산 대비 원가 및 자산 경쟁력이 높다"며 "수인·분당선 수내역과 직결되는 우수한 교통망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경기 성남시 수내동 14에 있다. 지하 6층~지상 8층, 연면적 7만9000㎡ 규모의 상업시설로 리모델링을 거쳐 연면적 7만7000㎡의 업무시설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 건물은 1996년 청구그룹 계열사인 블루힐백화점으로 개점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롯데쇼핑이 인수해 1999년 롯데백화점으로 재개장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0년 우미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300억원에 이 자산을 인수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