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로봇으로 교량 거더 설치기술 세계 최초 실증

입력 2025-09-11 14:09
수정 2025-09-11 14:14


건설 현장에서 로봇으로 다리를 만드는 시대가 열렸다. 위험한 작업을 로봇이 대신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교량용 거더 원격정밀거치 기술’을 세계 최초로공사 현장에 시험 적용했다고 11일 밝혔다. 거더는 교량의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상부 구조물 중 바닥판을 지지하는 보를 말한다. 쉽게 말해 다리의 뼈대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높은 곳에 올라가 직접 거더를 맞추고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떨어져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사람이 땅에서 원격으로 로봇을 조정해 거더를 정확히 놓는 방식이다. 사람이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아도 돼 추락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건설업은 국내 산업재해 중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분야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산업재해 사망사고 584건 중 건설업이 297건(50.9%), 2024년에는 553건 중 272건(49.2%)으로 매년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은 건설연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 SB엔지니어링, 동일기술공사가 공동 개발했다. 현장 적용에는 SB엔지니어링이 보유한 단부절취형 거더(오뚜기 거더) 기술이 함께 쓰였다. 무게 중심이 받침 위치보다 낮아 쓰러질 위험이 적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이번 현장 시험 적용은 교량 건설 현장에서 로봇을 이용해 거더 설치를 수행하는 첫 사례로,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고위험 작업의 무인화로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건설 현장을 구현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