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내 연기금의 낮은 韓 주식 비중, 이해 안 돼"

입력 2025-09-11 12:02
수정 2025-09-11 16:38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보유한 전체 자산에서 국내 주식 비중이 작은 점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연기금은 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낮고 외국 주식만 잔뜩 사는지 물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연기금이 30년 뒤 (저출생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로 지출이 많아지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한다”며 “그러면 국내 증시가 폭락할 염려가 있어서 안 산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건 30년 뒤의 일이기도 하고, 주가가 오른 상태라면 (연기금이 국내 주식을) 안 샀다면 손해 아닌가”라며 “엄청난 결단 같지만, 제가 보기엔 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 연기금에 물어볼 예정인데, 연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불신을 갖기 때문 아닌가 싶다”며 “불신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국민연금은 내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국내 주식 14.4%, 해외 주식 38.9%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국내 주식은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춘 반면 해외 주식 목표치는 3%포인트 높였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 주식 비중을 늘려 기금 고갈을 막겠다는 취지다. 지금부터 국내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여가야 향후 자산을 매도할 때 시장 충격이 작기 때문도 있다.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규모가 국내 증시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 대통령이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기금의 국내 투자를 유도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수익률을 극대화해 기금 고갈을 막고 국민의 노후를 안정화하는 게 존재 이유라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해선 해외 주식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이 대통령은 “저는 말한 것은 꼭 지킨다”며 “그래야 말에 권위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형규/정상원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