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보던 일이"…'현실판 기생충'에 주민들 경악

입력 2025-09-10 16:55
수정 2025-09-10 17:20

미국 오리건주의 한 콘도미니엄 단지에서 다른 사람의 주택 틈새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숨어 살던 40대 남성이 경찰에 발각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포틀랜드 교외 해비벨리 인근 콘도미니엄에 틈새 공간(크롤 스페이스)에 숨어 살던 베니아민 부르크가 경찰에 체포됐다. 크롤 스페이스는 미국 주택 등에서 건물의 바닥과 지면 사이에 있는 좁은 공간을 뜻한다.

경찰은 지난 3일 이 단지에 수상한 남성이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신고자는 단지 거주자가 아닌 남성이 차량을 주차한 후 건물 뒤편을 서성이는 모습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건물 내부에서 빛이 새어 나오다 문이 갑자기 닫히는 장면도 봤다고 했다.

경찰은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주택 하부 공간으로 향하는 문이 손상된 채 잠겨 있는 것을 발견했고,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그곳에서 생활하던 남성을 찾아냈다.

그 공간에는 침대는 물론 텔레비전과 조명, 충전기 등 각종 전자기기까지 설치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전력에 불법으로 전선을 연결해 전기까지 몰래 쓰고 있었던 것.

경찰은 부르크가 건물 전기 시스템에 불법 연결된 연장 코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았으며 마약류 약물 흔적이 남은 파이프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가 상당 기간 이곳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을 연상케 하는 기상천외한 사건에 주민들은 "공포 영화에서나 보던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NBC는 전했다.

부르크는 1급 침입죄와 마약 불법 소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자동차 절도와 폭행 등 전과 기록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