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에서 다음 달 13일까지 184일간 열리는 일본 오사카 엑스포가 우리나라 목재산업 활성화에 불씨를 댕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전시관과 건축물이 관람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어서다.
산림청과 소속기관인 국립산림과학원, 국립수목원 등은 일본 정부와 기업들로부터 오사카 엑스포에 설치된 목조 건축물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교환하는 등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9일 산림청과 일본 국제박람회협회에 따르면 오사카 서쪽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는 6개월간 전 세계 158개국과 국제기구 등이 참가하고 있다.
개최 5개월 만에 18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엑스포의 랜드마크는 둘레가 2㎞를 넘는 거대한 목재 건축물인 그랜드 링이다.
일본어로 ‘큰 지붕 링’이라고 하는 그랜드 링은 둘레가 약 2㎞이고 폭 30m·최대 높이 20m인 목조 원형 건축물이다.
최근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 인증을 받기도 했다.
그랜드 링의 건축 면적은 6만1000㎡다.
삼나무와 편백 등의 목재를 못을 쓰지 않는 일본 전통 공법으로 짜 맞췄다.
박람회 관계자는 “해외관을 감싸는 형태로 설치된 그랜드 링에는 ‘다양성 속 통일성’이라는 이념을 담았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전시관은 아이다 그룹 홀딩스와 오사카 공립대학이 공동으로 마련한 파빌리온 전시관이다.
이 전시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니시진 직물로 감싼 건물과 가장 큰 부채 모양의 지붕으로 각각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을 받았다.
이 전시관의 특징은 내부 중앙에 설치한 미니어처인 웰니스 스마트 시티를 재현한 구조물이다.
인공광합성을 중심으로 차세대 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식량, 물을 자급자족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했다.
핵심 건축물은 모형으로 300미터 짜리 목조 건축물 2동과 미래형 건강 주택웰니스 스마트 하우스다.
300미터 짜리 목조 건축물 2동은 41층 규모로, 콘도미니엄 동과 호텔 동으로 나눠져 있다.
특히 미니어쳐로 모형한 목조 건축물은 미래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히로카와 아쓰시 전시관장은 “전세계가 고령화 사회를 맞아 목재 건축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목조건물에 대한 연구개발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며 “300미터 짜리 건축물이 실제로 건축될 수 있도록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다 그룹 홀딩스는 향후 글로벌 목조 건축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목조 건축물을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 미국,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에선 이미 목재를 이용한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는 31층 높이의 다세대 주택 ‘뉴트럴 에디슨’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노르웨이 미에스토르네, 오스트리아 호호 비엔나 등도 대표적인 고층 목조 건물로 꼽힌다.
스위스와 호주에선 각각 100m 넘는 목조 건물을 건축할 계획이다.
전세계가 목조 건축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철근 콘크리트 방식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80%나 줄일 수 있어서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34%는 건물과 건설 분야에서 나온다.
이에 최근 우리나라도 친환경 목조 주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장이 생겼다.
서울 종암동 개운산마을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탄소중립 공동체 아파트’를 목표로 재개발하고 있다.
최고 20층, 130가구 규모 공동주택으로 탈바꿈할 이 아파트는 철근 콘크리트 방식으로 짓는 112가구 외에 18가구를 ‘나무 아파트’로 짓는다.
조합은 나무 아파트의 탄소 감축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18가구를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지을 경우 이산화탄소가 총 5130t 나오는 반면 목구조를 적용하면 배출량이 1062t으로 79.3% 줄어든다.
차량 2만여 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과 맞먹는 양이다.
공공기관도 목조 건물을 짓는 추세다.
산림청 산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국내 최고층인 지상 7층의 목조건축물을 지난 5월 대전에서 개관했다.
목재 1449㎥를 사용했고, 이 가운데 66.8%인 968㎥가 국산 목재(낙엽송)다.
산림청 산하 임업진흥원도 대전 유성구의 장대공공주택지에 지상 7층, 연면적 8130㎡ 규모로 목조 신청사를 2026년 말 준공할 예정이다.
엄창득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관은 “글로벌 이슈인 탄소중립 실현에 우리나라도 적극 동참하기 위해 약 18%인 국산 목재 자급률을 높혀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산목재의 수요처를 확대하고 목재산업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목재산업 활성화는 목조건축에서 시작한다“며 “수확된 목재를 장수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용도가 목조건축”이라고 강조했다.
오사카=임호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