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노조원 자녀 특채 불공정의 대명사"

입력 2025-09-09 17:44
수정 2025-09-15 16:23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힘이 있다고 현직 노조원 자녀를 특채하라고 해서 그걸 규정으로 만들면 다른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지 않겠냐”며 노동계 일각의 ‘고용세습’ 요구를 9일 정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노동계에 상생의 자세를 요청했는데 이날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노조원 자녀 우선 채용 요구를 직접 겨냥한 것도 그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공정한 경쟁은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업시장은 그 어느 분야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 필수”라며 “(노조원 자녀 우선 채용은) 불공정의 대명사 아니냐”고도 했다.

최근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 노조는 퇴직 희망자 자녀를 특별 채용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했고, 회사는 이를 수용해 추진하다가 논란이 되자 전면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기아 등 다른 완성차업체도 노조 요구로 단체협약에 노조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는 조항을 뒀지만 수년 전 폐기했다.

이 대통령은 “임금 체불, 소홀한 안전 관리를 없애야 하는 것처럼 이런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노동자 측의 과도한 주장도 자제돼야 한다”며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서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대규모 구금 사태와 관련해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갑작스러운 일에 많이 놀라신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미 양국의 동반 발전을 위한 우리 국민과 기업의 활동에 부당한 침해가 가해지는 일이 재발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