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 양극재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본 도요타그룹과 피를 섞었다.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쓰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맞춰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도요타를 우군으로 확보한 것이다.
LG화학은 도요타그룹의 종합상사인 도요타통상이 구미 양극재 합작법인(LG-HY BCM)의 지분 25%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다고 9일 밝혔다. 도요타통상은 도요타자동차의 원자재 조달을 전담하는 계열사다. 이번 거래로 LG-HY BCM에 대한 LG화학의 지분은 51%로 유지되고, 기존 49%이던 중국 화유코발트 지분은 24%로 줄었다.
이번 지분 조정으로 LG-HY BCM은 미국 IRA가 규정하는 제한대상외국기업(PFE)에서 벗어나게 됐다. 미국은 지난 7월 미국 IRA 관련 세부 규정을 변경해 중국회사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의 소재를 쓰면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도요타통상은 구미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를 도요타 미국을 포함한 북미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연간 6만6000t 규모 양극재를 생산하는 구미 공장은 전구체를 거치지 않고 맞춤 설계한 금속을 소성하는 ‘전구체 프리’(LGPF) 공정을 적용해 품질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일본 회사와의 협력을 넓히고 있다. 2023년 도요타 북미 제조(TEMA)와 2조90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에는 도요타, 파나소닉 합작사 프라임플래닛에너지&솔루션(PPES)에도 양극재를 납품하기로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도요타통상의 지분 참여는 IRA 규제에 대응해 북미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힘을 합쳐 배터리 소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