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USDT) 발행사 테더가 금광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 투자를 확대해 디지털 자산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더가 채굴 및 정제, 거래(트레이딩), 로열티 사업 기업까지 금 공급망 전반에 걸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손대지 않던 금 채굴 분야에 암호화폐 사업 수익금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다.
테더는 지난 6월 캐나다 상장사인 금 로열티 기업 ‘엘리멘털알투스로열티’ 지분 32%를 인수했고, 최근 1억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테더는 “이번 투자가 ‘금 노출(투자 비중)’을 늘리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금 로열티 기업은 금광 업체에 자금을 투자하고 그 대가로 금 판매 수익의 일정 비율(로열티)이나 생산량 일부를 장기간 받는 회사를 말한다. 테더는 엘리멘털알투스 지분의 약 37.8%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테더는 금 산업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최고경영자(CEO)는 5월 열린 ‘비트코인 2025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을 흔히 디지털 금이라고 부르지만 금은 우리에게 자연의 비트코인과 같다”고 강조했다. 금이 다른 어떤 실물화폐보다 안전한 자산이고 비트코인 보완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르도이노 CEO는 “금 투자 확대가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디지털 자산과 실물 자산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더는 스위스 취리히 금고에 87억달러 규모 금괴를 보관 중이며 관련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하고 있다. ‘테더 골드(XAUT)’란 금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XAUT는 토큰당 1트로이온스의 실물 금 가치에 연동되고, 시가총액은 약 14억달러다. 테더의 USDT는 시총이 1620억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 스테이블코인이다. 이 중 80%가 현금과 단기예금,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구성돼 있고 나머지를 금, 암호화폐, 기타 투자자산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