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의중앙선 신촌역 앞 공공 임대몰인 ‘신촌 청년푸드스토어’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2층에 입점한 청년 점포들이 다양한 음식 콘셉트로 승부해 인기를 끌면서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일 서대문구(구청장 이성헌)에 따르면 신촌 청년푸드스토어의 청년 점포 매출은 2022년 5억700만원에서 2024년 7억1137만원으로 40.3% 늘었다. 올 들어 7월까지 매출 5억603만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이색 음식을 개발하고 배달 영업으로 고객 기반을 확충한 게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입점한 청년 점포는 총 12곳이다. 대표자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으로 스페인 가정식 ‘플라또미오’, 쿠바식 요리 ‘데사유노’, 남미 타코 전문점 ‘파체리토’, 비건 요리 ‘베지나랑’ 등 개성 있는 음식점이 주축을 이룬다. 이달 문을 여는 카레 전문점 ‘커리지’의 정영찬 대표(29)는 “감각적 비주얼과 독특한 레시피, 문화적 스토리까지 담은 카레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저렴한 임대료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서대문구는 연간 임대료로 약 93만원(공과금 별도)을 책정해 월평균 8만원에 점포 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대기업과 손잡고 임직원 할인 행사 등 고객 유치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청년 점포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1층은 여전히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도 1층엔 불 꺼진 점포가 많아 2층과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입점 상인 상당수가 과거 이화여대 앞에서 노점을 운영하던 이들로, 현재는 대부분 50대 이상 고령층이다. ‘청년과 노점의 상생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당초 서대문구 계획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대문구는 2018년 이대 앞 불법 노점을 정비하기 위해 신촌역 앞에 컨테이너몰을 세워 청년푸드스토어를 열었다. 강제 철거하는 대신 안정적 영업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주변 유동인구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