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공천 청탁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소환했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특검 사무실에서 김 전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
김 전 검사는 9시49분쯤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배운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될 것이 확증편향의 오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서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들이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건넸냐는 질문엔 "그 부분에 대해서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답했다.
다만 공천 청탁 목적으로 그림을 건넸는지, 국정원 특보 임명에도 김 여사가 관여한 것인지 등을 묻는 말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이 화백의 '점으로부터' 그림을 1억2000만원에 구입해 청탁 목적으로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 씨의 장모 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이 그림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은 대만 경매업체를 거쳐 인사동 화랑으로 건너갔고 김 전 검사가 구입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김 전 검사가 조국 수사 때 고생을 많이 했으니 경남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이 되게 도와달라"고 부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4개월 만에 국정원 법률특보로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대가로 공천이나 공직 임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돈을 받고 그림을 대리 구매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여사 측은 특검팀 조사 과정에서 "나라면 그런 그림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