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8일 “이제 ‘여의도 대통령’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검찰 해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충분한 공론화를 강조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신중론을 제기했지만 정 대표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뜻을 관철한 모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취임 100일 만에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 건 아닐지 걱정스럽다”고 주장했다.
전날 정부는 검찰청을 개청 78년 만에 사실상 해체하고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검찰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으로 이관하고 공소청은 법무부 산하에 두기로 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강경파가 속도를 내 온 검찰 개혁안을 놓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내비쳤지만 사실상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송 원내대표는 “그동안 민주당에 속한 이들을 수사해 온 검찰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보인다”며 “행안부가 중수청까지 장악하게 되면 그야말로 ‘괴물 부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칼춤을 추고 있는데 검찰만 두 개 조직으로 쪼개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방송통신위원회를 해체하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데 대해 “이진숙 위원장 단 한 사람을 내쫓기 위해 정부 조직을 뜯어고치겠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