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정년 연장 오나…노동시장, 21년 만에 대격변 예고

입력 2025-09-08 06:59
수정 2025-09-08 07:00


주5일제가 도입된 지 21년 만에 주 4.5일제로 노동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할지 이목이 쏠린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 시간은 190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9시간에 비해 185시간 많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보다 근로 시간이 긴 곳은 콜롬비아, 멕시코, 코스타리카, 칠레, 이스라엘 등 5개국뿐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요 31개국을 대상으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수준을 뜻하는 시간 주권을 파악한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노동시간이 3번째로 많았다. 반면 가족 시간은 31개국 중 20번째로 적었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생산성 혁신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 같은 장시간 노동이 근로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경제 활력마저 저해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주 4.5일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분위기다.

이와 더불어 올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3%에 달해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정년 연장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30년엔 고령인구 비중이 25%, 2050년엔 40%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일하지 않는 노령인구가 늘어나면, 노동력 감소와 연금 및 복지 부담 증가, 경제 성장 둔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를 결합해 적게 일하고, 장기 근속하며 일자리를 나눠 사회경제적 안정성을 높이고 지속할 수 있는 일자리 모델을 만든다는 게 현 단계 기본 방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16년 시행된 60세로의 정년 연장에 대기업 고령 근로자에 혜택이 집중되고, 소송과 조기퇴직 증가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임금 체계와 고용 경직성을 유지한 채 정년만 연장하면 과거처럼 청년 고용 위축, 조기퇴직 증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등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구개발(R&D) 분야의 경우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성과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새 정부는 이 사안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기간 "우리나라 평균 노동시간을 OECD 평균 이하로 단축하겠다"며 주 4.5일제 도입 추진을 공약했다. 법정 정년의 65세로의 단계적 연장과 함께 2025년 내 입법 추진 및 범정부 지원 방안 마련도 약속했다.

또한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정년 임금인상은 물론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고, 전국금융산업노조 역시 26일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같은 요구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61%가 주 4.5일제 도입에 찬성할 정도다. 다만 응답자 60%는 근무 시간이 줄어도 급여 수준은 유지돼야 한다고 답한 만큼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고용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