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추방 냄새 사랑"…'지옥의 묵시록' 합성사진 올린 트럼프

입력 2025-09-08 06:45
수정 2025-09-08 06: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장면과 대사를 차용해 시카고에 군 병력을 동원,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장면과 대사를 차용한 합성 이미지를 올리며 "나는 아침의 추방 냄새를 사랑한다"고 적었다.

'지옥의 묵시록' 등장인물인 윌리엄 킬고어 대령은 안전한 서핑을 즐기기 위해 베트남 마을에 대한 헬기 공격을 지시한 뒤 "나는 아침의 네이팜탄 냄새를 사랑한다"는 대사를 남겼었다.

인공지능(AI) 합성 이미지로 추정되는 게시물 속 이미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군복 차림으로 선글라스와 미 기병대 모자를 쓰고 있다. 그는 시카고 도심을 배경으로 미시간호 위를 날아가는 군용 헬기를 바라보고 있다.

또 이미지에는 '치포칼립스 나우(Chipocalypse Now)'라는 문구가 적혔는데, 이는 '지옥의 묵시록'의 영문 원제 '아포칼립스 나우(Apocalypse Now)'와 '시카고(Chicago)'의 합성어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진 문장에서 "시카고는 왜 그것이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고 불리는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미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명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JB프리츠커 일리노이주 주지사는 "미국 대통령이 미국 도시와 전쟁을 벌이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이것은 농담이 아니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실력자(strongman)가 아니라 겁에 질린 자다"라며 "일리노이주는 독재자가 되려는 이에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도 "대통령의 위협은 우리나라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그러나 현실은 그가 우리 도시를 점령하고 헌법을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고 시카고를 보호함으로써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카고와)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 도시를 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