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대 홀대·의대 광풍' 해소할 사회적 기구라도 만들라

입력 2025-09-08 17:38
수정 2025-09-09 06:43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추진할 대통령 산하 국가AI전략위원회가 어제 민관이 함께 참여한 기구로 출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위원장을 직접 맡은 만큼 AI전략위원회는 단순 자문기구가 아니라 실질적인 국가 AI 컨트롤타워로 자리 잡았다. 앞서 정부가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한 성장 전략으로 제시한 기업·공공·국민 전 분야에 걸친 ‘AI 대전환’ 드라이브도 한층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인 AI 경쟁에서 낙오해선 안 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앞서가는 미국과 중국 등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각오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 현실을 냉정히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은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대학과 기업들은 한결같이 AI 3대 강국 도약의 가장 큰 걸림돌로 이공계 인재 부족을 꼽고 있다. 2027년까지 AI, 빅데이터, 나노 등 신기술 분야에서만 인력이 6만 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세계 각국은 ‘공학 전쟁’을 기반으로 혁신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만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대 진학 열풍에 휩싸여 있는 탓이다.

의대 쏠림과 이공계 붕괴로 연구 생태계도 무너진 상황이다. 지난 1학기 서울대 이공계의 석·박사 과정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부(학과)가 전체의 75%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매년 약 1만 명의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갈 만큼 기존 인재 유출도 심각하다. 선진국 중 의대 광풍이라는 기현상이 펼쳐지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청년 인재들이 의대가 아니라 이공계를 선택하도록 인센티브 구조와 지원책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공계 인재 육성을 제대로 논의할 사회적 기구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