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6곳씩 생겨난다…무한 증식하는 공공기관

입력 2025-09-08 17:39
수정 2025-09-09 02:02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소리소문없이 늘고 있다. 사건 사고가 터지면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이에 새로운 공공기관이 생겨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관료들은 퇴직 후 낙하산 자리를 챙기고 국회는 정부에 대한 영향력을 키운다.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민간 영역까지 파고들면서 시장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8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공직유관단체는 지난 7월 기준 1507곳으로 1년 전 1429곳보다 78곳 늘었다. 5년 전(1227곳)과 비교하면 연평균 56곳씩 총 280곳이 생겨났다. 같은 기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보수, 인원 등을 엄격하게 관리받는 공공기관은 340곳에서 331곳으로 되레 9곳 줄었다. 반면 정원 30인 미만 등 공운법 적용을 회피하는 공공기관이 크게 늘어났다.

정부는 공운법에 따라 매년 공공기관 기능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기관 통폐합, 기능 재조정, 민영화 등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성과는 거의 없다. 2007년 공운법 시행 후 통폐합 사례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가 합쳐진 한국광해광업공단 두 곳뿐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해 ‘수명 다한 공운법’ 기획보도를 통해 공운법의 ‘붕어빵식’ 공공기관 평가가 국가 경쟁력까지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올해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무한 증식하는 공공기관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

정부도 공공기관 개혁에 본격 시동을 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관장 평가를 강화하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운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공공기관 통폐합 계획을 연내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좌동욱/남정민/하지은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