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1400조 돈방석' 앉나…역대급 테슬라 보상안 공개

입력 2025-09-07 13:37
수정 2025-09-07 14:57

이미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최대 1조달러(약 1400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지급하는 테슬라의 새 보상안이 공개됐다. 보상안이 현실화한다면 머스크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조만장자'(Trillionaire) CEO가 된다.

6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이사회는 전날 금융당국에 제출한 주주총회 위임장 서류를 통해 머스크 CEO에게 향후 지급할 성과 보수 제안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11월 6일 테슬라 연례 주총에서 투표에 부쳐진다.

이 보상안은 테슬라 전체 보통주(조정된 수치)의 12%에 해당하는 4억2000만여주를 2035년까지 10년간 12단계에 걸쳐 머스크에게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테슬라 서류에는 적시되지 않았지만 머스크가 보상 조건인 주가·실적 목표치를 모두 달성해 주식을 모두 지급받을 경우 그 가치는 총 1조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미 언론은 예측했다.

미 언론은 머스크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억만장자를 뛰어넘어 '조만장자' CEO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번 보상안이 실행될 경우 테슬라가 올해 재무제표에 CEO 보수로 보고하는 금액만 해도 막대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테슬라 이사회는 회계 기준상 신규 주식 보상 비용(잠정 합계 공정가치 추정치)이 약 880억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보수 분석기업 이퀼라의 코트니 유 연구책임자는 "지난 8월에 발표된 주식 보상 200억달러 이상 금액과 합치면 테슬라는 머스크의 2025년 총보수로 약 1140억달러(약 158조4000억원)를 보고할 수 있다"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보상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법원 판결로 무효화해 현재 법정 다툼 중인 테슬라의 2018년 머스크 보상 패키지(당시 회계상 가치 23억달러)와 비교해도 수십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테슬라 외 기업 중 이전까지 CEO 보상액이 가장 컸던 사례(역대 3위)는 2008년 14억달러(약 1조9000억원)를 받은 블랙스톤의 오랜 CEO 스티븐 슈워츠먼이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미 언론은 테슬라의 이번 보상안이 테슬라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조건으로 설계돼 주주들에게는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머스크가 보상받기 위해선 첫 단계로 테슬라 시총 2조달러를 달성한 뒤 단계별 목표치를 넘고 최종적으로 시총 8조5000억달러를 달성해야 한다. 현재의 테슬라 시총(1조1000억달러)을 10년 이내에 8배 넘게 끌어올려야 하는 것.

머스크는 단계별로 받게 되는 주식의 일부를 현금화하려면 최소 7년 반 동안 주식 전체를 받으려면 10년 이상 테슬라에 재직해야 한다. 머스크는 주식 취득 후 수년간 해당 주식을 매각할 수 없지만 주총에서는 즉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회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미 언론은 머스크의 지분율은 현재 13%에서 향후 보상 주식 취득으로 최대 29%까지 높아지게 된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5%의 의결권(지분) 없이 테슬라를 AI(인공지능)·로봇 공학 분야 리더로 성장시키는 것은 마음이 불편하다"며 이 정도의 지분을 갖지 못한다면 테슬라를 떠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