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조지아공장 한국인 300명 넘게 구금…필요시 방미해 협의" [韓 근로자 대규모 체포]

입력 2025-09-06 17:25
수정 2025-09-06 19:20

조현 외교부 장관이 6일 미국 당국이 조지아주의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자 단속과 관련해 "필요시 직접 워싱턴에 가서 미국 행정부와 협의를 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재외국민 대책본부 본부-공관 합동대책회의를 열고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조지아주에 소재한 우리 기업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단속했다"며 "그 결과 475명이 구금됐는데 이 중 300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ICE와 HSI 등은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조 장관은 "매우 우려가 크다.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체포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저(조 장관)를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 대책본부를 설치했다"며 "본부와 재외공관이 관련 동향을 신속하게 대응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들의 경제 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주미대사관과 애틀랜타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에 총력 대응을 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은 전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 대리에게 "우리 국민의 권익이 정당하게 침해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장 대책반을 설치하는 등 외교부와 산업부, 경제단체와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의하는 방식으로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 장관은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란타 총영사관이 계속해서 미 당국과 소통하면서 구금된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영사 조력이 신속히 제공되도록 노력해주시길 당부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외교부에서 신속하게 고위급 관계자가 현장에 파견되는 방안, 또한 필요하면 제가 워싱턴 직접 가서 미 행정부와 협의를 하는 방안들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소속 스티븐 슈랭크 조지아·앨라배마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어제 국토안보수사국은불법 고용 관행 및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와 관련해 진행 중인 형사 수사의 일환으로 법원의 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체포된 이들은 미국에 불법적으로 체류 중이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