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박스권 횡보…K뷰티와 반도체에 기회" [별 중의 별 PICK]

입력 2025-09-07 13:25
수정 2025-09-07 13:25
상반기 주요국 중 상승률 1위를 달리던 코스피지수가 다시 박스권에 갇혔습니다. 한경닷컴은 답답한 장세에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증시 대응 전략과 추천종목을 현업에서 활약 중인 '별 중의 별', '한경 스타워즈' 역대 우승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올해 30년째를 맞은 한경 스타워즈는 국내에서 역사가 가장 긴 실전 주식투자대회입니다. [편집자주]

“하반기 증시 대응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의 영향을 기업 실적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인 반도체와 뷰티 업종에서 기회를 찾아볼 만합니다.”

‘2022 한경 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 상반기 우승자인 김대현 하나증권 용산WM 센터장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조언했다.“기업 실적의 관세 영향 본격화…美금리 인하 직후 하락 가능성”코스피는 지난달부터 3100대 중반에서 3200까지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7월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앞으로는 기업 실적이 코스피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김 센터장은 우려했다. 그는 “2분기까지는 미국의 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기업들이 많지만, 하반기부터는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며 “관세 부담을 전가할 수 없는 기업들은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미 증권가에선 기업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기 시작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코스피 편입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합산치는 6월 말에는 70조6331억원이었지만, 9월5일에는 62조4840억원이다. 두 달 남짓 만에 11.54%나 하향됐다.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경기가 둔화하는 시기에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실제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7일(현지시간) 마무리되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집계된 9월 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99.4%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과거 미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 인하로 확대된 유동성이 주가를 우상향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주식투자 관련 법안 중에서는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이 어떻게 결정되는지가 국내 주식 투자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김 센터장은 분석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세법상 대주주 기준 이외에도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최고세율 및 적용 요건 등도 논의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아직 국내 주식시장은 선진국과 비교해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며 “연말에 시세 차익(주가 변동)에 영향을 직접 주는 대주주 기준에 대한 이슈가 투자심리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중장기적으로 조선·원전·반도체…단기적으론 K-뷰티”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도 주도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김 센터장은 조언했다. 주도주들 사이에서만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의 관세 영향 아래에서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조선과 원자력발전(원전) 섹터의 경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협력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강한 투자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김 센터장은 내다봤다. 그는 “한·미 제조업 파트너십 구축 과정에서 원전 협력이 공식적으로 명문화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의 한·미 민간 협력도 국내 원전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호조도 기대했다. 최근 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이 재차 격해지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바 있지만, 단기 이슈에 그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미국에 버금갈 정도로 높아지면 한국 반도체 업체들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9월에 사들여 단기적인 성과를 낼 만한 업종으로 김 센터장은 K뷰티를 꼽았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계절성으로 보면 뷰티업종의 주가는 여름에 피크를 찍고 8~9월에 주춤하다가, 10월부터 여러 이벤트로 인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