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내년 1.4㎚(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4나노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리더십을 좌우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인텔이 1.4나노 공정에 성공하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삼성전자를 앞서게 된다.
데이브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시티그룹 주최 글로벌 TMT 콘퍼런스에서 "내년쯤 1.4나노 공정의 진행 상황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나노는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으로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1.4나노의 성공 여부는 인텔 재도약의 핵심 요소로 여겨져 왔다. 인텔은 그동안 이들 기업보다 앞서 내년 말 공정에 착수하겠다고 밝혀왔다. 다만 진스너 CFO는 외부 고객을 확보할 경우 1.4나노 생산 능력을 구축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이를 "재무적으로 당연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지난 7월 경영난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1.4나노(14A)의 최첨단 반도체 제조 공정은 확정된 고객 주문을 기반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이 방침을 처음 발표했을 때 분석가와 투자자들은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1.4나노 공정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인텔이 기술 선두 주자로서의 도전을 포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진스너 CFO는 미국 정부의 지분 확보에 대해서도 했다. 미 정부는 지난달 인텔 지분 10%를 확보했다. 89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덕이다.
진스너 CFO는 "언젠가 외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지분은 "수동적(passive) 보유"이며 "인텔이 제조 운영에 대한 소유와 책임을 유지하는 조건에 따른 보유"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