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3%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중장기 금리가 낮아졌다. 30년물도 미국은 0.125%포인트 상승에 그친 반면, 영국·프랑스·일본은 각각 0.5~1%포인트 급등했다. 국채 변동성 지수도 3년 만의 최저치에 근접하며 시장 안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는 4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전하며 미국이 국채시장에서 ‘의외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최근 고용 둔화 조짐으로 10년물 금리는 연 4.17% 밑으로 내려갔다. 8월 고용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할 경우, 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달 중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 JP모건의 프리야 미스라는 “노동시장 약화가 이어진다면 미국 채권의 상대적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물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불안을 드러내고 있다. 10년물 기간 프리미엄은 10년 만의 최고치에 근접했고, 인플레이션 기대도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하고 법무부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졌다.
관세 수입(올해 약 3000억 달러 추정)과 재무부의 장기물 발행 축소 시사 등이 금리 안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해외 자금 이탈 우려도 현재까지는 통계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채권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양적완화(QE) 재개를 압박할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다. 유리존 SLJ 캐피털의 스티븐 젠은 블룸버그에 “세계적으로 부채 수준이 너무 높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도 QE 재개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Fed가 당장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있지만, 지출 삭감과 증세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결국 시장은 불만을 드러낼 수 있다. 채권 자경단이란 용어를 처음 만든 에드 야데니는 “채권 자경단은 지금 유럽과 일본에 있다”며 “미국에선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상황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