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이 주문, 돌연 취소한 판매자…뜻밖의 뭉클한 '반전'

입력 2025-09-04 22:34
수정 2025-09-04 22:35

인터넷 쇼핑몰에서 양동이를 주문했으나 판매자가 임의로 취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매자 A씨는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설거지 헹굼 물, 세탁기 헹굼 물 모아놓으려고 인터넷에서 양동이 주문했는데 업체 사장이 주문을 취소했다"라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그런데 웬일이지 A씨는 "찡했다. 감사하다"라는 반응을 덧붙였다. 얼핏 피해 사례로 보이는 사연에는 뭉클한 반전이 있었던 것. 판매자는 "강릉에 물 부족이 심하여 물을 받으려는 용도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판단됐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A씨에게 전송한 것이다.

이어 "물건 그냥 보내드리겠다. 주문 건은 취소했다"라고 알렸다. 구매자 A씨의 주소가 강원도 강릉시인 것을 확인한 판매자가 극심한 가뭄에 따른 양동이 구매인 것을 짐작하고 무료로 제품을 보내고자 주문을 취소한 것이다.

생각지 못한 판매자의 선행에 A씨가 "감사하다. 업체 측에 내내 큰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고 인사하자, 판매자는 "불편하시더라도 조금만 힘내면 반드시 좋아질 것"이란 훈훈한 응원까지 돌려보냈다.

최악의 가뭄으로 강릉시에는 지난달 30일 재난 사태가 선포됐다. 특히 이날 기대했던 비마저 강릉만 비껴가 우려했던 식수난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농업용수는 고사하고 먹고 씻을 물도 모자란 상태다.

이에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 75% 잠금 방식의 강력한 제한 급수 조치를 채택하고, 모든 시민에게 생수를 배부하고 있다.

재난 사태 선포와 함께 관계기관 합동으로 '강릉 가뭄 대응 현장지원반'을 꾸린 정부는 이달 1일부터 강릉시청에서 함께 근무하며 현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소방청의 경우 지난달 30일 재난 사태 선포 뒤로 국가 소방 동원령을 발령하고 전국 소방차 71대를 강릉에 집결해 급수 활동을 펴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5000t급 독도 경비함 삼봉호를 전격 투입해 급수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이날부터 군인 800여명과 물탱크 차량 400여대를 동원해 인근 하천 등의 물을 강릉시 주수원인 오봉저수지에 공급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