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장 핫한 광고"…논란의 청바지, 실적 대박

입력 2025-09-04 17:28
수정 2025-09-05 01:08
미국 의류 브랜드 아메리칸이글이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모델로 내세워 만든 청바지 광고(사진)가 화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핫한(유행인) 광고”라며 치켜세웠고 회사는 3일(현지시간) 이 광고 캠페인이 지금까지 자사 최고의 성과를 냈다면서 2분기(5~7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덕분에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20% 이상 뛰었다.

이 광고가 화제를 모은 건 ‘시드니 스위니는 훌륭한 진(Jeans·청바지)을 가졌다’는 표현 때문이다. 영어에서 청바지를 의미하는 ‘jeans’와 유전자를 뜻하는 ‘genes’는 발음이 같다. 파란 눈을 가진 스위니는 광고 영상에서 “유전자(genes)는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달되며 종종 머리색, 성격, 눈 색깔까지 결정한다. 내 진(jeans)은 파란색”이라고 말하는데 일부 비평가는 이를 두고 백인우월주의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광고는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지난 7월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은 10일 만에 조회 수 400만 회를 돌파하고 1만 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시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스위니가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보수층에서 스위니를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JD 밴스 부통령은 “민주당이 스위니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나치로 몰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아메리칸이글은 이달 3일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45센트로 예상치(21센트)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매출도 12억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12억4000만달러를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SNS에 “공화당원인 스위니가 지금 가장 핫한 광고를 찍었다”며 “청바지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힘내라, 시드니!”라고 썼다. 이 글이 올라온 뒤 뉴욕증시에서 아메리칸이글 주가는 장중 22.18% 상승했다.

제이 쇼튼스타인 아메리칸 이글 최고경영자(CEO)는 보도자료에서 스위니 등과의 마케팅이 성공을 거둔 덕분에 고객 인지도와 매출이 올랐다며 “가을 시즌이 긍정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