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통했다…메이시스 부활 신호탄

입력 2025-09-04 17:37
수정 2025-09-0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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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가 3년 만에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고급 브랜드 강화와 점포 구조조정 등 경영 쇄신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시스는 3일(현지시간) 발표한 올 2분기 실적에서 동일 매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매출 증가를 기록한 것은 12분기 만이다. 계열사 블루밍데일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늘며 성장을 이끌었고, 화장품 체인 블루머큐리 매출도 같은 기간 1.2% 증가했다.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41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18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매출도 48억1000만달러로 예상치(47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메이시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며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올해 EPS 전망치는 주당 1.60∼2.00달러에서 1.70∼2.05달러로 올렸고, 연간 매출 전망도 기존 210억∼214억달러에서 211억5000만∼214억5000만달러로 높였다. 이 같은 소식에 메이시스 주가는 장 중 한때 20% 가까이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토니 스프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취임한 이후 추진해온 구조조정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858년 뉴욕에서 문을 연 메이시스는 한때 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세계 최대 백화점 체인으로 성장했지만, 저가형 매장 성장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뒤처지며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메이시스는 어수선한 매장 환경, 불친절한 서비스, 차별성 없는 상품으로 소비자 불만을 샀다”고 지적했다.

스프링 CEO는 2027년까지 150개 매장을 폐쇄하는 대규모 구조조정부터 피팅룸 직원 확충까지 크고 작은 변화를 추진했다. 신발 매장의 상품 수를 줄여 진열을 단순화하고, DKNY 굿아메리칸 등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도 그의 결정이다. 최근 고가 럭셔리 상품군을 강화한 소규모 점포를 선보이고, 블루밍데일스와 블루머큐리 사업 확대에 집중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