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증시 개입' 우려에...'중국의 엔비디아' 14% 급락

입력 2025-09-04 16:51
수정 2025-09-04 16:52

'엔비디아에 대한 중국의 대답'이라 불리는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 주가가 4일 14.45% 급락했다. 최근 한달 동안 캠브리콘이 기록한 수익률이 75%에 육박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과열된 증시를 가라앉힐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4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캠브리콘 주가는 14.45% 급락한 1202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캠브리콘 주가는 지난달 28일 고점(1587.91위안)에서 24.30% 하락한 상태다. 캠브리콘을 포함한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의 기술주들을 담은 STAR50 지수는 이날 6.08% 하락했다.

캠브리콘은 8월 이후 펼쳐진 중국 본토 기술주 랠리의 주인공격인 종목이다. 미국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의 대(對)중국 수출을 막으면서 화웨이,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의 AI 반도체 자립을 상징하는 기업이 됐다.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 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판 엔비디아'로도 불린다.

캠브리콘은 지난 2020년 7월 상장 이후 지난달엔 상해 증시에서 가장 비싼 '황제주'에 등극했다. 올들어 주가가 86.18% 올랐는데, 최근 한달 수익률이 74.44%에 달할 만큼 지난달부터 급격한 매수세가 몰렸다.

이날 하락은 캠브리콘 내부의 이슈보단 시장의 과열과 이에 따른 당국의 개입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달 이후 중국 증시 시가총액이 1조2000억달러(약 1671조원) 급증한 점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공매도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간 증권사들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일부 증권사는 마진 거래 레버리지를 축소했고, 보다 많은 증권사들이 증거금 비율을 상향하거나 신규 계좌 개설 이벤트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말 베이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시장 내 긍정적인 모멘텀은 보존하면서, 장기적이고 가치있는 이성적인 투자를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