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이용' 추석 승차권 구매시 처벌…경찰 "집중단속"

입력 2025-09-04 15:54
수정 2025-09-04 15:58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차 승차권 예매에 매크로 프로그램이 악용될 가능성을 막기 위해 경찰이 선제적 단속에 나선다.

경찰청은 명절 승차권을 자동으로 대량 예매해 재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전국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부터 진행 중인 '매크로 이용 온라인 암표 단속'의 일환이다. 공연·스포츠 '암표'팔이…승차권에도 번질까매크로 프로그램은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다. 공연·스포츠 경기 티켓 등을 대량 확보한 뒤 암표로 되파는 데 자주 쓰여왔다. 경찰은 이 같은 방식이 코레일·수서고속철도(SRT)의 명절 예매에도 악용되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대응에 나섰다.

코레일은 오는 15∼18일, SRT는 8∼11일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를 진행한다. 양사는 매크로 의심 사례가 적발되면 즉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은 단순 예매 행위뿐 아니라 재판매, 프로그램 제작·판매까지 단속 범위를 넓힌다. 특히 승차권 재판매 행위는 상시 모니터링하고 제작·판매자는 첩보 단계부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범죄는 꾸준히 적발돼왔다. 지난 2023년 공연 티켓 1215장을 매크로로 사들인 30대가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 광주에서는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 티켓 229장을 예매해 64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 3명이 검거됐다. 7월에도 대구에서 피의자 1명이 같은 수법으로 입장권 133장을 확보해 240만원을 챙기다 적발됐다. "명백한 업무 방해죄"…단속 강화 나서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스포츠 경기나 공연 등을 대량 예매하면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처벌받지만, 승차권을 구매하는 행위 자체는 별도로 처벌 규정이 없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2월 설 승차권 예매 당시 불법 매크로 접속 시도가 발생한 사건을 SRT에게 의뢰받아 업무방해죄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프로그램은 예매 시스템 과부화를 일으켜 정상 운영을 저해하고 일반 국민의 정당한 구매 기회를 빼앗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매크로를 이용하지도 말고 암표를 구매하지도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