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23도 vs 20도'…북·러 경호원의 손가락 신경전

입력 2025-09-04 13:38
수정 2025-09-04 13:56

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장 내부 온도를 두고 북한과 러시아 수행원 간 신경전이 벌어진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착하기 직전 회담장에서는 양측 경호원 사이에 짧지만 치열한 실랑이가 있었다.

현장에 있던 기자는 회담장이 당초 예상된 러시아 대사관이 아닌 댜오위타이 국빈관으로 바뀐 것부터 의외였다고 전했다. 기자가 회담장에 들어섰을 때는 이미 북한 인공기가 걸려 있었으며, 곧 북한 경호원이 에어컨 온도를 23도로 올렸다. 이에 러시아 경호원이 20도로 낮추라며 제지했고, 양측은 1분가량 맞서며 서로의 손가락을 떼어내려는 몸싸움까지 벌였다고 한다.

결국 북한 경호원이 물러섰고, 러시아 경호원은 끝까지 조절기 앞을 지키며 온도를 유지했다. 이 장면은 코메르산트 텔레그램 채널 영상에도 공개됐다. 북한 측이 빠진 뒤에도 러시아 측은 조절기를 계속 지키며 회담장을 관리했다.

직후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장에 도착했고, 두 정상은 공식 회담과 단독 대화를 포함해 약 2시간 반 동안 우호적 분위기 속에 대화를 이어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