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새 외국인이 국내에서 매입한 주택 중 최고가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학파르크한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외국인은 2023년 해당 주택을 180억원에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매수했다. 이 밖에도 매수 가격 기준 상위 10개 주택 중 8곳이 한남동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외국인 주택 소유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외국인이 구입한 주택 중 가장 비싼 주택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장학파르크한남’이었다. 2023년 8월 1954년생 말레이시아인이 180 억 원에 전액 현금으로 구입했다.
2위는 한남더힐이었다. 1978년생 미국인이 지난해 120억원에 구입했다. 구입 당시 주택담보대출로 56억45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 역시 한남더힐로 2023년 1984년생 영국인이 110억원에 매수했다.
한남동 루시드하우스도 고가 거래 사례에 꼽혔다. 1986년생 미국 국적의 외국인이 108억5000만원에 매수했다. 매수 당시 현금은 단 8억5000만원이었다. 조달 자금 중 은행 대출이 50억원, 회사 지원금이 50억원이었다.
한남동이 아닌 고가 매수 사례는 단 두 건이었다. 성북구 성북동 젬스톤힐즈를 1994년생 중국인이 106억4000만원에 거래한 사례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를 82억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수한 경우였다.
외국인의 고가 주택 사례는 전체 주택 거래 중 20%에 달한다. 12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구입한 외국인 거래건수는 총 546건으로 전체 (2899건) 중 18.8%를 차지했다. 3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주택 구입건수는 89건(3.1%),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주택 구입건수는 22건(0.8%), 100억원 이상 주택 구입건수도 5건(0.2%)으로 집계됐다.
매수한 외국인의 국적별로는 중국인의 증가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하반기 중국 국적의 주택 소유자는 4만4912명이었는데, 지난해 하반기엔 5만9722명으로 1만181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국적이 1만7891명에서 2만36명으로 단 2145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차이 나는 수치다.
박 의원은 “최근 캐나다, 호주가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 구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에 우리나라도 관련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