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인기 속에 협업을 시작한 농심 제품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농심은 지난달 29일 신라면컵 디자인에 해당 애니메이션 주인공인 루미·미라·조이 캐릭터를 입힌 제품을 한정 판매했다. 총 6천개 수량은 판매 개시 1분 40초 만에 모두 완판됐다. 해외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1인자 자리를 유지했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먼저 화제가 돼 자존심을 구긴 농심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협업을 발판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걸그룹 헌트릭스 멤버들이 음악으로 악귀를 퇴치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극 중 헌트릭스 멤버들이 농심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컵라면을 먹어 화제가 됐다.
헌트릭스 멤버들은 라면과 김밥을 즐겨 먹는데, 이들이 먹는 컵라면 브랜드는 농심과 비슷한 '동심'이며, 컵에는 신라면의 '매울 신(辛)' 대신 '귀신 신(神)'이 적혀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역대 넷플릭스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농심과 협업 여부에도 이목이 쏠렸고, 지난달 20일 신라면과 새우깡, 소스 신제품 '신라면 툼바 만능소스'의 국내외 포장에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와 사자보이즈, 호랑이 더피 등 캐릭터를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다고 발표하자 당일 농심 주가는 6.3% 올랐다.
농심의 주가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42만6500원이었는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발표 전인 지난달 19일 종가가 36만35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7.3% 오른 셈이다.
농심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연결 기준 8677억원으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8.1% 감소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농심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발표 이후 "올해 하반기 북미 실적 등 기대 요인이 있다"며 목표 주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지난 7월 미주에서 판매가격을 10% 이상 인상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3분기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신라면툼바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 입점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