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연 3%대 정기예금, 저축은행엔 아직 남았다

입력 2025-09-03 15:58
수정 2025-09-03 15:59
이달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됐지만 ‘예테크(예금+재테크)족’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에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서다. 연 3%대로 상대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는 저축은행 상품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부 저축은행은 ‘특판’ 상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1년 만기)는 연 3.0%(지난달 29일 기준)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말(연 2.98%)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시중은행이 연달아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2.51%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낮아졌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도 0.04%포인트 하락해 2.50%로 내려앉았다.

저축은행에선 연 3%대 정기예금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조은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다.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3.3% 금리를 제공한다. 키움예스저축은행 상품의 금리는 연 3.27%다. 그 밖에 CK·HB·대백·더블·동양·머스트삼일·바로저축은행 등도 각각 연 3.26%의 정기예금 상품을 마련했다. 저축은행업권이 수신 잔액 방어를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판 적금 상품도 내놓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20.25%의 금리를 제공하는 ‘OK트라이적금’을 출시했다. 매일 5000원 혹은 1만원을 30일간 납입하는 정액 적립식 상품이다. 기본금리가 연 4%로 가입 기간 내 30회차 모두 납입하고 드라마 ‘트라이’ 시청을 인증하면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첫거래 우대 정기적금’의 금리는 최대 연 10%다.

금융당국은 지난 1일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면서 금리가 높은 곳에 자금이 모이는 ‘머니 무브’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99조5159억원으로, 전월 대비 9844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증가한 건 지난해 10월 후 8개월 만이다. 저축은행 수신액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고금리 예·적금을 앞세워 2022년 120조원까지 불어났으나,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터지면서 영업이 위축됐었다.

다만 단기간에 대규모 머니 무브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자금이 수익률이 낮은 예·적금 대신 주식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은행에서 2금융권으로의 자금 이동이나 중소형 저축은행에서 대형 저축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규모가 유의미하게 크진 않다”면서도 “당분간 시장 흐름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