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미남'으로 불린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사망한 후 자녀들이 유산 분배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 AFP통신 등은 알랭 들롱의 막내아들인 알랭 파비앵(31)은 파리 법원에 부친이 2022년 11월 작성한 유언장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알랭 파비앵은 "부친이 이 유언장을 작성할 당시 충분한 판단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이 유언장의 존재를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알게 됐다"며 이 같은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랭 들롱은 지난해 8월 18일 향년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같은해 8월 24일 거행됐고, 그의 요청으로 부르르리 성당 지하 납골당에 안장됐다.
알랭 들롱의 유산은 약 5000만유로(한화 약 812억원)로 추정된다. 프랑스 도쉬의 대저택, 파리의 아파트, 스위스 제네바의 부동산 등이 포함된다.
알랭 들롱은 2015년 작성한 첫 유언장에서 재산의 50%를 딸인 아누슈카(34)에게, 나머지 50%는 첫째 아들 앙토니(60)와 막내 알랭 파비앵에게 25%씩 상속하도록 했다.
이후 2022년 11월에 서명된 두 번째 유언장에서는 모든 작품에 대한 저작인격권을 딸 아누슈카에게 부여했다. 알랭 파비앵은 이 두 번째 유언장을 문제 삼고 있다. 알랭 들롱이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 생활을 한만큼 유언장 작성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알랭 파비앵은 해당 유언장이 2024년 사망 전까지 비밀에 부쳐졌다는 점까지 문제 삼으며 조작, 의료 정보 은폐, 세금 회피 기도 의혹 등을 수반하는 가족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다.
소송이 마무리된 후 상속세 납부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의 상속세율은 180만유로(약 29억원) 초과분의 경우 최대 45%까지 부과된다. 현지 일부 언론은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자녀들이 도쉬 저택을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며 "이 저택은 연간 유지비만 약 20만유로(약 3억원)에 달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