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양대 노총 위원장과 만나 오찬을 함께한다.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이후 노동계의 투쟁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상생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여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4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오찬 회동을 하고 노동 관련 현안을 논의한다. 현직 대통령이 양대 노총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2020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 이후 5년6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시기부터 취임 이후까지 노동계 요구사항을 정책으로 다수 수용했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과 교섭할 수 있는 근거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부터 노동계에 상생의 정신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선 “우리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이달 2일 국무회의에서도 “새는 양 날개로 난다. 기업이 있어야 노동자가 존재할 수 있고, 노동자 협력이 전제돼야 기업도 안정된 경영환경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 본회의 통과를 전후해 다수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거나 기업을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는 상황이 발생하자 노동계의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기업 경영환경이 나빠질 것이라는 경제계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할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도 있다. 양대 노총은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주 4.5일 근무제 도입,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 추진, 노동자 대표 선출 기반 마련을 포함해 법정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또 노동자, 사용자, 정부가 대화를 통해 노동 현안의 합의를 도출하는 ‘사회적 대화’ 정례화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주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