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 명품 플랫폼인 에센스(SSENSE)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라미 아탈라 에센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법원에 ‘회사 채권자 조정 법률(CCAA)’ 파산보호 신청서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산보호는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제도로, 에센스는 앞으로 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과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회생을 시도하게 된다.
200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 설립된 에센스는 파페치, 마이테레사, 네타포르테 등과 함께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온라인 명품 쇼핑몰이다. 2021년 글로벌 투자사 세콰이어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면서 기업가치를 5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작년 매출은 8억5600만달러(1조1900억원)로 추정된다.
아탈라 CEO는 에센스가 파산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35%의 관세를 부과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무역 정책 탓”이라고 했다. 800달러 미만 상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 주는 ‘최소 기준 면제’ 조항도 폐지됐다.
35% 관세율이 적용되기 전에도 에센스는 이미 영업난을 겪고 있었다. 미 패션 매체 비즈니스오브패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에센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에센스는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8%에 해당하는 100명을 해고했다. 작년 1월과 11월에 이어 1년 반 새 세 차례 인력 구조조정을 한 것이다.
세계적인 명품 소비 불황으로 온라인 명품 쇼핑몰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매치스패션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달 루이사비아로마도 파산을 선언했다. 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는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다 상장 폐지 직전 가까스로 쿠팡에 5억달러에 인수됐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