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여권의 내란 특별법 추진과 국민의힘을 겨냥한 특검 수사 등과 관련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폭주 기관차가 연상된다”며 “역사적 전례들을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하고 전복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한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대야(對野)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정부·여당에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민주당이 보일 경우 국민들의 대범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팀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자택에 대한 압수 수색에 나선 상태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골자로 하는 내란 특별법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국민의힘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정부·여당의 전복이 머지않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공략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의석수가 적은 제1야당이 투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적 지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이 중수청의 지지를 얻게 될 때 여권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하면서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양립하기 힘든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장 대표가 열심히 뛰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최고위원인 전현희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장이 오 시장, 김진태 강원지사 등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들을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특검 수사 대상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오 시장은 “보기에 참 딱하다”고 했다. 그는 “여권이 여러 난맥상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 자신이 없어지고 있는 모양”이라며 “사실상 특검에 하명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큰일 날 사람들이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과 연대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이 개혁신당과 합당이 됐든 선거연대가 됐든 합심해 무도한 폭주 기관차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며 “지선을 앞두고 개혁신당과 이뤄질 연대에 대한 강력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고, 새 당 지도부에도 필요성을 제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김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엔 오 시장, 배현진·안철수·조정훈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천하람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