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럭셔리 주얼리·시계 브랜드 까르띠에(Cartier)가 국내에서 올해 세 번째 가격 인상에 나선다.
3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까르띠에는 오는 10일부터 일부 주얼리 제품 가격을 2~5%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 대상에는 대표 인기 컬렉션인 '러브(LOVE)'와 '저스트 앵 끌루(Juste un Clou)'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까르띠에는 올해 들어 지난 2월과 5월 이미 두 차례 가격을 조정한 바 있어, 이번까지 합치면 벌써 세 번째다. 명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명품은 오늘 사는 게 가장 싸다"는 말이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주요 백화점 매장에도 인상 전에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상은 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과 엇갈린다. 까르띠에를 보유한 리치몬트(Richemont) 그룹의 요한 루퍼트 회장은 지난 5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가 감내하기 어려운 급격한 가격 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리치몬트코리아의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매출은 1조7952억 원으로 직전 회계연도(1조5013억 원) 대비 19.6% 늘었고, 영업이익도 13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본사에 보내는 중간 배당금도 535억 원에서 738억 원으로 확대됐다.
이 같은 실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명품 구매 커뮤니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매출이 늘어나도 결국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불만과 함께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