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TSMC 중국공장 '포괄허가' 철회…삼성·SK와 동일 규제망

입력 2025-09-02 23:31
수정 2025-09-02 23:3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대만 TSMC의 중국 난징 공장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TSMC까지 미국 정부의 포괄적 장비 반입 허가가 사라지면서, 내년부터는 세 업체 모두 중국 내 생산시설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TSMC에 난징 공장의 VEU 지위 철회를 공식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VEU는 미국 정부가 지정 기업에 한해 특정 첨단 장비를 별도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포괄 허가 제도다. 2022년 10월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시작된 이후에도 난징 공장은 VEU 지정을 근거로 장비 반입 절차를 간소화해왔다.

TSMC는 성명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VEU 허가가 오는 2025년 12월 31일부로 철회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상황을 평가하면서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난징 공장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서도 동일한 결정을 내렸다. 이들 기업은 내년부터 미국의 수출통제 대상 장비를 중국으로 반입할 때마다 개별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다만 삼성·SK의 경우 기존 VEU 지정이 관보에 게재돼 있었기 때문에 관보 수정을 통해 명단에서 삭제됐지만, TSMC는 애초 관보에 공표되지 않았던 만큼 별도 수정 절차는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중국 내 생산 비중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난징 공장은 2018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16나노 공정을 주력으로 한다. 이는 상용화된 지 10년 이상 된 기술로, TSMC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생산 비중이 높아 미국의 개별허가 의무화로 인한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기존 허가 신청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행정 부담을 완화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국·대만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환경이 동시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의 파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