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라오펑유'라 부른 시진핑…美는 中 견제 '타이폰' 배치

입력 2025-09-02 17:32
수정 2025-09-03 02:0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정상회담을 하고 밀착을 과시했다. 전날까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만난 데 이어 이날은 베이징에서 머리를 맞댔다.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 5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 80주년 기념식 이후 4개월 만이다.

중국중앙(CC)TV와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중국은 러시아와 더 공정한 글로벌 거버넌스(지배구조) 시스템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의 재편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우리는 서로의 국가 발전과 번영을 지지하고, 국제 정의와 평등을 단호히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SCO 정상회의에서도 미국의 일방적 관세전쟁 등을 비판했다.

이번 중·러 정상회담은 3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열렸다. 시 주석은 “(러시아와 중국 각각의 전승절인) 5월 9일과 9월 3일 전승절 기념행사에 우리는 각각 손님으로 참석했다”며 “이는 양자 관계에서 좋은 전통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주요 승전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큰 책임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불렀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변화하는 국제 환경의 시험을 견뎌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도 “우리의 긴밀한 상호작용은 러·중 관계의 전략적 성격을 반영한다”며 “러·중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1월 화상 회담, 2월 전화통화, 5월 정상회담 등으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미국은 오는 11~25일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한다고 미 군사전문매체 USNI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이폰의 일본 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SM-6 신형 요격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토마호크의 사거리는 1600㎞로 타이폰이 배치되는 이와쿠니비행장에서 베이징까지 닿을 수 있다.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밀착을 견제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