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도시 포항이 미국발(發) 고율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강덕 포항시장이 미국 백악관 앞에서 철강 관세 인하를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2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대표단은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한국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 시장은 ‘PLEASE STOP IMPOSING STEEL TARIFFS ON YOUR ALLY REPUBLIC OF KOREA’(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부과를 멈춰주세요)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한국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알렸다. 캠페인에는 미국 버지니아한인회 관계자와 포항시 공무원 등이 함께했다.
이 시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이 조치만으로 복합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국내 철강산업의 심장부인 포항은 지금 관세 폭탄으로 산업 기반이 붕괴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대표단은 2일 오전 워싱턴에 있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관을 찾아 철강 관세 대응 건의서를 전달했다. 오후에는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버지니아한인회와 함께 철강 관세 인하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포항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과 건설업 장기 침체, 미국의 철강 관세 50% 부과 등으로 큰 타격을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6월부터 포항2공장 휴업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11월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이 시장은 “미국이 동맹국에 50%라는 살인적인 관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한국산 철강 품목의 관세장벽을 낮춰 줄 것을 촉구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