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2030 남성 극우화', 철회할 생각 전혀 없다"

입력 2025-09-02 15:47
수정 2025-09-02 15:49

'2030 남성 극우화'를 주장해 논란을 빚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관련 주장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원장은 2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년이건 아니건 극우화는 매우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급속히 극우화되고 있다. 이건 저의 주장이 아니라 사실"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여전히 내란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을 재입당하겠다고 얘기하고, 전한길을 추종하는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런 행태는 보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수의 수치'다"라고 했다.

조 원장은 이어 "국민의힘이라는 극우 정당의 영향을 받아 2030 청년의 일부가 그런 경향을 또 보이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 기사) 링크를 (페이스북에) 걸었더니 국민의힘에서 저를 비난하던데 저는 그걸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우리 사회에서 청년이건 아니건 극우화 현상은 심각하다. 대한민국을 가로막는 길이라고 본다. 제가 링크했던 기사는 저의 주장이 아니라, 연세대학교, 한길리서치 등이 공동 조사한 결과다. 비판하려면 조사했던 연세대와 한길리서치를 비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30 일부 극우화는) 객관적 현실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위험한 현실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극우화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그 원인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정치, 정당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2030 극우화 현상도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 책임이라고 본다. 기성세대가 할 일은 그런 일이 없다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현실을 인정하고 어떻게 이 문제를 풀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정치인의 정도(正道)"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 원장은 지난달 2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030 남성이 이른바 극우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틀 뒤 부산민주공원에서도 "누구는 2030이 극우화가 안 됐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남성 일부는 극우화됐다"고 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울 거주 경제적 상층일수록 극우 청년일 확률 높다'라는 제목의 설문조사 보도 기사를 공유했다. 이날 공개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재차 "20대 남성 10명 중 3명은 극우이고, 비율이 20대 여성보다 1.5배 높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조 원장이 세대 혐오를 조성한다는 취지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형을 살다 나오신 분이 국민에게 극우니, 뭐니 이러면서 가르치려 드냐"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감옥에서 성찰했다는 조국, 겨우 생각한 것이 청년 극우몰이냐"며 "지역과 재산으로 편 가르고 세대와 성별을 갈라친다. 조국은 감히 청년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