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노조 오늘부터 나흘간 연쇄 파업…4일부터 '전일 파업'

입력 2025-09-02 10:03
수정 2025-09-02 11:59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오늘부터 나흘간 연쇄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2일과 3일 각각 4시간 파업을 진행한 뒤, 4일과 5일에는 전일 파업으로 수위를 높인다.

2일 노조가 밝힌 파업 일정에 따르면, 2일(화)과 3일(수) 양일간은 전 조합원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이어 4일(목)과 5일(금)에는 파업 시간을 확대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전일 파업으로 전환한다.

노조가 이번 파업에서 특히 강하게 문제 삼고 있는 대목은 HD현대 계열 내 합병 및 사업 재편이다. 사측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MRO 시장과 MASGA 방산프로젝트 진출을 앞두고 사업 효율화가 목적이다. 반면 노조는 이를 ‘승계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노보에서는 합병이 가져올 문제로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의 실적과 배당을 흡수하면서 생산은 울산에 집중하고 수익은 지주사로 이전되는 구조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노동자의 고용·임금·복지 악화로 요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단체협약 교섭 차원이 아니라, 합병과 사업 재편을 둘러싼 구조조정 저지 성격을 띤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측이 어느 수준까지 노조의 고용·안전 요구를 수용할지가 향후 향배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내다봤다.

노사 대립이 장기화할 경우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국내 조선업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최근 조선업 수주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과 고비용 구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규모 파업이 이어지면 경쟁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곽용희/ 김보형 기자 kyh@hankyung.com